[주식 공부] 재무상태표 - 자산, 부채, 자본
지난 시간에 주식 공부를 하면서 손익계산서를 겨우 이해했다 싶었는데, 바로
다음 관문으로 재무상태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산, 부채, 자본이라는 말을 뉴스나 투자책에서 수도 없이 많이 접했지만, 복잡한
숫자와 어려운 전문 용어의 벽 앞에서 매번 손을 놓고 말았던 것이 솔직한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손익계산서가 기업의 성적표라면 재무상태표는 기업의 건강검진표라는 비유 하나가 그 단단했던 벽을 단번에 허물어 주었고, 기업도 사람처럼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 속 건강은 나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비로소 손익계산서가
왜 중요한지 온몸으로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1. 자산 -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
재무상태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되는 항목은 자산입니다. 자산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경제적 가치의 총합을 의미하며, 크게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나뉩니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으로, 현금과 예금, 아직 받지 못한
외상매출금, 창고에 쌓인 재고 등이 해당합니다. 비유동자산은
공장 건물, 기계 설비, 토지처럼 장기간
기업 활동에 활용되는 자산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기업이 현금 5억 원, 외상매출금 3억 원, 재고 2억
원, 공장 건물 10억 원, 기계장비 5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면 총자산은 억 원이 됩니다.
저는 솔직히 처음에 숫자가 크면 그냥 좋은 회사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뉴스에서 총 자산 몇 조 원 기업이라는 표현을 보면 막연히
크고 안전한 회사라는 인상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주식 공부를 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재고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은 물건이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여 있다는 신호일
수 있고, 외상매출금이 계속 늘어난다면 돈을 받지 못한 거래가 쌓이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공장이나 토지가 아무리 많아도 당장 현금이 필요한 순간에는 빠르게 현금화하기 어렵습니다. 겉으로는 수십억 원짜리 자산을 가진 회사처럼 보여도, 정작
직원 월급을 줄 현금이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일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깁니다. 집이나
차는 있는데 당장 쓸 현금이 없어서 곤란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산의 크기보다 그 자산이 얼마나 빠르게 현금으로 전환될 수 있느냐가 기업의 단기 생존력을 결정한다는
것을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유동성이라는 단어가 왜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토록 자주
언급되는지, 이 개념을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납득이 되었습니다. 건강한 자산 구조란 규모가 크다는 것을 넘어, 자산이
현금으로 원활하게 흐를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는 것이 이번 공부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었습니다.
2. 부채 -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재무상태표에서 자산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항목이 바로 부채입니다. 부채는
기업이 외부에서 빌려온 자금으로, 언젠가는 반드시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돈입니다. 부채는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로 나뉘는데,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단기 빚이고 비유동부채는 1년
이상에 걸쳐 갚아야 할 장기 빚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조금 긴장이
되었습니다. 빚이라는 단어 자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 세대부터 빚지면 안 된다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어왔기 때문인지 부채가 많은 기업은 무조건 위험하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레버리지라는 개념을 배우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부채를 잘 활용하면
자기 자본만으로는 불가능한 사업 확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돈 10억 원만으로 사업을 하는 것과, 10억 원에 은행 대출 10억 원을 더해 20억 원 규모의 사업을 하는
것은 결과가 완전히 다를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사업이 잘 풀릴 때의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사업이 어려워지면 이자 부담까지 더해져 위기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부채는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채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입니다. 부채비율은 총부채를
총자본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서 구합니다. 예를
들어 총부채가 14억 원이고 자본이 11억
원이라면 부채비율은 약 127%가 됩니다.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외부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의미이므로 재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업종마다 평균 부채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같은 업종 내에서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단기적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며, 100% 미만이면 단기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지표를 이번에 알게 되면서 막연히 빚이 많다고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위험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공부를
하기 전에는 그냥 느낌으로만 판단했지만, 이제는 숫자를 보고 스스로 납득하며 판단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공부를 하면서 든 생각은 주식 공부가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3. 자본 -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재무상태표의 마지막 항목이자 가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 자본입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나머지가 바로 자본이며, 이것이 기업이 순수하게 자기 힘으로 보유하고 있는 몫입니다. 자본이 많을수록 외부 빚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자기 자본비율은 총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서 구하는데, 일반적으로 50% 이상이면 재무적으로 건전하다고 평가받습니다. 반대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져 자본이 0 이하가 되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되고, 심할 경우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자본잠식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뭔가 살벌한 단어라는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이것이 기업 투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 신호 중 하나라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니 주식 공부가 점점 재밌어졌습니다.
자본을 볼 때는 규모뿐만 아니라 구성도 중요합니다. 자본은 크게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으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항목이 바로 이익잉여금입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 중 배당으로 지급하지 않고 내부에 차곡차곡 쌓아둔 돈으로, 이
수치가 크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과거부터 꾸준히 이익을 내왔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반대로
이익잉여금은 적고 자본잉여금이 지나치게 크다면, 본업보다 유상증자로 외형을 키운 기업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설명을 읽으면서 저는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주식을 사기 전에
그 기업이 과거에 얼마나 꾸준하게 돈을 벌어왔는지를 이익잉여금을 통해 먼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기간의
실적 호조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이익의 흔적, 그것이야말로 진짜 실력 있는 기업을
구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주가 차트만 들여다보며
오를지 내릴지만 고민했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차트보다 먼저 이익잉여금을 확인하는
투자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재무상태표는 단순한 숫자표가 아니라, 기업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주식을 살 때 시장 분위기나 전문가의 추천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 지도를 직접 펼쳐보는 투자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이번에 확실히 생겼습니다.
재무상태표는 자산, 부채, 자본이라는
세 축을 통해 기업의 현재 체력과 경영 방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일종의 지도입니다. 단순히 자산이
많고 부채가 적은 지를 보는 것을 넘어, 각 항목의 구성과 흐름을 함께 살펴야 기업의 진짜 체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차트와 소문에 흔들리지 않고 재무상태표를 직접 펼쳐보는 투자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 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