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론] 3-2 적을 만드는 확실한 방법, 그런 상황을 피하는 방법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제3부 2장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 바로 상대방의 잘못을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행위에 대해 다룹니다. 이 장에서는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실제로는 관계를 잃는 것임을 명확히 보여주며, 상대방의 자존심을 지켜주면서도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책을 읽으며 과거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고, 인간관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적을 만드는 방법, 논쟁에서 이기기
카네기는 이 장에서 "논쟁에서 이기는 최선의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언뜻 봤을 땐 소극적인 태도처럼 느껴졌지만, 실제로는 가장 현명한 접근법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다 했을 때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논리적으로는 내가 이겼을지 몰라도, 상대방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결과적으로 나를 멀리하게 됩니다. 결국 관계라는 더 큰 것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카네기는 링컨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억지로 자기 의견을 굽히게 만든 사람은 여전히 자기 생각이 옳다고 믿는다"라고 설명합니다. 강제로 얻은 동의는 진정한 동의가 아니며, 오히려 내면의 반발만 키울 뿐입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상대방 틀린 것을 지적해도 상대가 생각을 바꿀 것도 아니고, 기분만 나빠질 텐데 굳이 말을 해 줄 필요가 있을까? 얻는 게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카네기가 제시한 수많은 사례들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영업사원이 고객과 논쟁해서 이긴다면 계약을 잃게 되고, 관리자가 직원의 실수를 강하게 질책하면 충성심을 잃게 됩니다. 변호사가 배심원과 논쟁하면 사건을 지게 되고, 교사가 학생과 논쟁하면 존경을 잃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옳음'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인간관계에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책을 읽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논쟁은 승자와 패자를 만들지만, 대화는 놀랍게도 서로를 이해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카네기가 전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입니다. 그는 자동차 영업사원의 경험담을 소개하는데, 한 고객이 차의 특정 부분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말했을 때, 영업사원이 즉시 정정했더니 고객이 기분 나빠하며 구매를 취소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다른 영업사원은 고객의 말에 일단 공감을 표하고 부드럽게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공적인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중 하나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후자가 훨씬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선택이지만, 우리는 종종 이 사실을 잊고 논쟁에 몰두하게 됩니다.
자존심, 인간관계의 핵심 열쇠
카네기가 이 장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자존심입니다. 핵심은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지적당했을 때 기분이 나쁜 건 사람이면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내 잘못을 지적하면, 화가 나서 얼굴이 울긋불긋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상대 말이 맞아도 내 고집을 꺾지 않고 정당화시키려 했던 것 같습니다. 이는 저만의 경험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온갖 핑계와 변명을 동원해서라도 자신을 방어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논리적인 존재인 동시에 감정적인 존재입니다. 아무리 상대방의 지적이 옳더라도, 그것이 자존심을 건드리는 방식으로 전달되면 방어기제가 작동하게 됩니다. 마치 성벽에 공격을 받으면 문을 닫아걸듯이, 우리의 마음도 공격받는다고 느끼면 굳게 닫히게 됩니다. 카네기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예를 들며, 그가 젊은 시절 논쟁을 즐기다가 많은 적을 만들었고, 나중에는 "나는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표현을 습관화하여 큰 영향력을 얻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논쟁하는 버릇을 고친 후로 대화가 훨씬 즐거워졌고, 사람들이 내 의견에 더 귀 기울이게 되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겸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고 자존심을 지켜주는 지혜로운 전략이었던 것입니다. 자존심을 존중받은 사람은 마음을 열고, 때로는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도 합니다. 강요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변화가 존중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카네기는 또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물론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틀렸다고 말하지는 말라." 이 한 문장이 인간관계의 많은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상대방이 틀렸다고 직접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은 당신의 적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흥미로운 관점이네요.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데요"라고 말한다면, 상대는 당신을 호감 가는 사람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피하는 방법, 온화한 태도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내 생각이 틀렸어도 부드럽게 지적을 할 때는 기분도 나쁘지 않고, 인정도 빨리 가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카네기가 말하는 '온화한 태도'의 힘이 아닐까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그런 관점도 있군요. 하지만 이런 면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으면, 상대는 공격받는다고 느끼지 않고 함께 생각해 볼 여지를 갖게 됩니다. 카네기는 책에서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가라앉히지만, 거친 말은 노여움을 불러일으킨다"는 격언을 소개하며, 톤과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카네기는 책에서 록펠러가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해결했던 사례를 소개합니다. 당시 콜로라도 광산에서 파업이 일어나고 유혈 충돌까지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록펠러는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대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연설로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는 연설에서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친구이자 동료입니다"라고 말하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인정했습니다. 만약 그가 노동자들의 잘못을 따지고 들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더 큰 갈등으로 번졌을 것이고, 사태는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보이자, 적대적이던 분위기가 협력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노동자들은 록펠러를 적이 아닌 파트너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파업은 평화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이것은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배우자의 잘못을 강하게 지적하면 싸움이 되지만, "당신 생각도 이해해. 하지만 나는 이렇게 느꼈어"라고 말하면 대화가 되는 것입니다. 직장에서도 동료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 원한을 사지만, 조용히 불러서 "이 부분을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으면 상대는 감사를 느낄 것입니다. 부드러움은 약함이 아니라 진정한 강함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카네기는 한 회계사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는 고객사의 회계 오류를 발견했을 때, 직접 "이건 틀렸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제가 계산을 다시 확인해 봤는데, 이 부분에서 제가 놓친 게 있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고객은 방어적이 되지 않고 함께 오류를 찾아냈으며, 그 회계사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방법에 따라 적을 만들 수도, 친구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는데,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인간관계에서 '옳음'보다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논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것이, 잘못을 지적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일 것입니다. 이 책의 가르침은 단순하지만 실천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하고, 상대방의 잘못을 바로잡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 순간 상대방을 존중하고 부드럽게 대하려 노력한다면, 우리의 인간관계는 분명 더 풍요로워지고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논쟁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카네기가 말했듯이, "친구를 얻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다면, 논쟁을 피하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존중하며, 부드럽게 대하라"는 원칙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